Q. 제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잇값정리를 지도하기 위해 준비한 현상이 프로이덴탈의 입장에 따를 때 좋은 현상이냐?는 것입니다.
A. 지금 궁금한 핵심은 패러글라이딩 도입 예시가 “사잇값정리를 설명하기에 그럴듯한 상황인가?”가 아니라, 프로이덴탈의 교수학적 현상학 관점에서 정말 ‘좋은 현상’인가?라는 거죠.
프로이덴탈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현상은 이미 완성된 개념이나 정리를 단순히 예시로 보여주는 상황이 아니라, 학생으로 하여금 그 현상을 조직하기 위해 해당 수학적 사고대상(mental object)을 구성할 필요를 느끼게 하는 현상이어야 합니다. 프로이덴탈은 개념 획득보다 심상의 구성이 선행한다고 보았고, 교수학적 현상학에서는 바로 그러한 심상을 구성하게 할 수 있는 현상들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잇값정리의 좋은 현상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저는 다음처럼 잡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즉, 사잇값정리에서는 핵심 심상을 이렇게 잡아볼 수 있어요.
끊김 없이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화하면, 그 사이의 상태를 거치게 된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아침에는 영하 2℃였고 오후에는 영상 4℃였다. 어느 순간 정확히 0℃였을까?” 같은 상황은 꽤 좋은 출발점입니다. 단, 교사가 곧바로 “온도는 연속적으로 변하므로 사잇값정리에 의해…”라고 설명해버리면 이것은 정리의 응용 사례에 가까워집니다.
반대로 학생에게
“영하 2℃에서 영상 4℃로 온도가 변했는데, 0℃를 한 번도 지나지 않을 수 있을까?”
라고 묻고, 학생이 ‘끊기지 않고 변한다면 0을 지나야 한다’라는 사고를 하게 만든다면, 그 현상은 사잇값정리에 대한 심상을 구성하는 현상으로 기능합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이야기한 현상 → 심상 → 본질의 틀을 사잇값정리에 적용하면 아주 선명해집니다.
현상 온도, 높이, 위치 등 어떤 양이 한 값에서 다른 값으로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
↓
심상(mental object) “끊김 없이 변하면 그 사이의 값을 빠뜨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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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의 수학화 f가 [a,b]에서 연속이고 f(a)<k<f(b)라면
어떤 c∈(a,b)가 존재하여 f(c)=k
↓
사잇값정리
그래서 저는 “좋은 현상인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나만 뽑으라면 이것이라고 봅니다.
이 현상이 학생으로 하여금 사잇값정리의 형식적 명제를 배우기 전에 ‘사이의 값을 반드시 지난다’는 심상을 구성하게 하는가?
그렇다면 프로이덴탈의 입장에서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할 상당한 근거가 있습니다. 실제로 교수학적 현상학을 적용한 연구에서도 현상으로부터 심상을 구성하고, 그 심상을 조직하여 개념의 본질로 나아가는 흐름으로 분석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면 아주 재미있는 문제가 생겨요. 사잇값정리에서는 어떤 현상은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좋은 현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학생이 별다른 수학적 조직 없이 상식적으로만 답해버리면 심상이 정교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좋은 현상은 단지 연속적인 상황일 뿐 아니라, 학생이 ‘왜 반드시 그런가?’를 문제 삼게 만드는 현상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하신 문제의식은 결국 “좋은 현상의 기준을 심상 형성 가능성으로 볼 수 있는가”였는데, 사잇값정리가 이 논의를 시험해 보기 아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