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육학 신론 1
제2부 수학교육철학 제2장 준경험주의
제1절 수학적 지식의 확실성의 문제 p.82
직관주의는 고전 논리의 모든 법칙을 수학에 임의로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배중률을 무한집합에 임의로 적용될 수 없는 직관적으로 자명하지 않은 논리라고 보고, 새로운 수학적 진리를 발견하는 도구로 배중률을 사용해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하였다. 직관주의자들은 배중률을 사용한 수학의 존재 증명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어떤 것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려면 그것을 구성하여 보여주거나 그것을 구성하는 방법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직관주의자들은 수학적 존재성과 구성 가능성을 같은 것으로 보았다. 직관주의에 따르면, 수학적 논의에서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상은 구성적인 것이어야 한다. 즉, 유한 번의 단계로 그 실체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 있거나 임의로 원하는 정도의 정확성으로 그들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직관주의자들의 견해를 따를 경우, 많은 수학적 지식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직관주의는 고전 논리 자체를 모두 부정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고전 논리에서 사용하는 법칙을 수학적 대상이 실제로 구성되는지와 관계없이 무조건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임의로 적용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형식이 맞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실제 구성 가능한지를 따지지 않고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직관주의에서는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다는 것만으로 수학적 명제의 참이나 수학적 대상의 존재를 인정할 수는 없다.
고 봅니다.
배중률은 어떤 명제 P에 대하여 P 또는 ¬P 중 하나는 반드시 참이라는 법칙입니다.
유한한 대상에 대해서는 모든 경우를 실제로 조사하여 PPP인지 ¬P\neg P¬P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집합에 관한 명제는 모든 경우를 끝까지 조사할 수 없으므로, 아직 PPP도 증명하지 못하고 ¬P\neg P¬P도 증명하지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직관주의는 이때 단순히
“그래도 P이거나 ¬P 중 하나겠지.”
라고 전제해서 결론을 얻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문장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한한 대상을 다루는 명제에서 P 또는 ¬P 중 어느 것이 성립하는지 실제로 구성하여 보이지 못했다면, 배중률만을 이용하여 새로운 결론을 얻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새로운 수학적 진리를 발견하는 도구”라는 표현은 실제로는 배중률을 이용하여 명제를 증명하거나 존재를 주장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 문장은 직관주의의 존재 증명관을 설명합니다.
고전 수학에서는 어떤 대상 x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모순이 생기면,
와 같은 방식으로 그 대상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실제로 그 대상이 무엇인지 또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는 제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직관주의는 이런 비구성적 존재 증명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어떤 대상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려면 다음 중 하나를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조건을 만족하는 수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려면, 단순히 그 수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모순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수를 실제로 제시하거나 구하는 방법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 문장이 직관주의의 핵심입니다.
직관주의에서
존재한다는 것은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학적 대상이 존재한다는 주장과 그 대상을 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고전 수학에서는
“실제로 그 대상을 찾지 못했지만, 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으므로 존재한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직관주의에서는
“그 대상을 실제로 구성하거나 구성 방법을 제시할 수 없다면 아직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
고 봅니다.
따라서 직관주의의 존재 개념은 단순한 논리적 무모순성이 아니라 실제적인 구성 가능성에 근거합니다.
여기서 ‘구성적인 대상’은 단순히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이 실제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수학적 대상에 관해 말하려면 그 대상이 단순히 논리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구성 가능한 대상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원리는 대상뿐만 아니라 명제에도 연결됩니다. 어떤 명제가 참이라고 인정하려면, 그 명제의 성립을 보여주는 구성적 증명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문장은 앞의 ‘구성적’이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어떤 수학적 대상을 실제로 만들어 내거나 정확하게 제시하는 절차가 있고, 그 절차가 끝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자연수나 유한한 도형은 정해진 절차를 통해 정확히 구성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한 번의 단계’는 단순히 증명의 문장이 몇 줄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핵심은
실제로 수행하여 완료할 수 있는 구성 절차가 존재한다.
는 것입니다.
무리수와 같이 유한한 소수로 완전히 나타낼 수 없는 대상은 한 번에 정확한 값을 모두 적을 수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원하는 오차 범위를 정했을 때 그 범위 안에서 값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루트2를 유한한 소수로 완전히 나타낼 수는 없지만,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계산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관주의에서 구성 가능성은 반드시 완성된 대상을 한 번에 적어 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정확도까지 계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절차가 있는 경우도 구성적인 것으로 인정합니다.
직관주의는 구성할 수 있는 대상과 구성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명제만 인정합니다. 따라서 고전 수학에서 널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논증을 제한하게 됩니다.
그 결과 고전 수학에서는 참으로 인정되는 정리 중 일부를 직관주의에서는 그대로 인정할 수 없게 됩니다.
이 문장은 직관주의가 잘못되었다는 뜻이라기보다, 직관주의의 엄격한 구성 기준을 적용하면 인정할 수 있는 수학의 범위가 고전 수학보다 좁아진다는 한계를 말합니다.